[스위스 바젤] Covid-19 (3월 23일) 자투리


+ 3월 23일 현재 스위스확진자는 8,547명, 한국 확진자는 8,961명이다. 내일이면 따라잡겠네.인구 천 만 명도 안 되는작은 나라임을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숫자이고, 확산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과국경을 맞댄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 프랑스 코로나 중증 환자 6명을스위스 도시로 이송하여 치료하고 있다는 기사가 난 것 보면, 아직은 병원 여유가 있나 보다. 하지만 이런 추세로 계속 간다면 열흘 이내에 스위스 병원 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라는 기사를 본 적도 있다.


+ 병원, 상점, 관공서, 우체국 등 필수 시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을 닫았다. 움식점을 포장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도 문을 닫았다. 1차로 4월 5일까지였다가, 2차로 4월 19일까지 연장되었다. 더 연장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 외출을 삼가하도록 강력히 권고하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다. 공원에 가면 '산책은 괜찮음, 피크닉은 안 괜찮음'같은 팻말이 붙어있다. 5인 이상의 모임은 금지되었다.


+ 마스크는 파는 걸 본 적도 없고, 사실 쓴 사람을 본 적도 없다. 마스크가 하나도 없다고 하니, 동생이 좀 보내준다는데, 알고보니 한국 내에서 해외로 마스크 반출 자체가 아예 금지되어 있더라. 게다가 한국에서 스위스로 EMS 접수가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런 급박한 상황 아래서 제조된 중국산을 쓰자니, 다른 방법으로 생명을 깎아먹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냥 포기했다.


+ 프랑스 국경이 폐쇄되기 전에 건너가서 장 보았던 신선식품은 일주일이 지나니 당연히 다 떨어졌다. 토요일 오전에 단열 씨 혼자 스위스 마트 MIGROS 가서 장을 보고 왔는데, 음식은 모두 넉넉하게 있고 사람도 많지 않았다고 한다. 워낙 음식이 비싸니 고기, 야채 포기하고 그냥 파스타만 퍼먹으면서 버티는 거 아니냐고 우스개소리를 했다. 단, 휴지는 하나도 없었다고!


+ 학교 폐쇄 메일을 받았던 13일, 도무지 3주 동안 집에서 별이와 놀아줄 재간이 없어서, 급하게 영국에서 자전거를 주문했다. 그리고 자전거가 출발도 하기 전, 독일 국경이 닫히는 바람에 (16일) 주문을 취소해야 했다. (스위스는 EU 국가가 아니어서 관세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프랑스, 독일 국경에는 그런 스위스인들을 위한 수령대행 서비스가 있다.)

똑같은 자전거를 웃돈 내고 스위스에서 주문했다. 다행히 우편, 택배는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올 때까지 못 믿겠다.


+ 상점이 운영하던 마지막 날, 우리방 여유 공간에 딱 맞는 책상을 산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나도 책상이 필요하고, 단열 씨도 기약없이 재택 근무를 해야 한다. 의자는 못 사서 식사 때마다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있다.


+ 시아버지는 우리집에 매우 오시고 싶어 했는데, 1~2월에는 내가 별로 내키지 않아서 초대하지 않았었다. 이제 좀 기분이 나어져서 봄 되면 초대할까 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렸다. 크리스마스에나 가족 상봉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한국 방문도 마찬가지이다. 여름 쯤에는 한번 들리지 싶었는데, 여의치 않을 듯하다.


+ 별 수 있나.... 가능한 집에 머물고, 손 잘 닦으면서 버텨야지 뭐.


덧글

  • motr 2020/03/24 08:53 # 답글

    정말 유럽 확진자 숫자 증가하는 거 보면 무시무시하더라구요 ㅜㅜ 이놈의 바이러스는 전파력에 몰빵했는지 원... 아무리 이동을 제한한다해도 현대의 사회구조에서는 쉽사리 전파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할것 같아서 걱정이 크네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래요!! 그나저나 저 정말 궁금한건데 사람들이 왜 휴지를 사재기 하는거에여??? 혹시 아세요??
  • pimms 2020/03/24 09:08 #

    제 인생에서 몸과 마음의 반경이 이렇게 작았던 적이 있나 싶네요.

    마스크 필터 원료가 곧 휴지 원료다 -> 마스크 필터에 몰빵하느라고 휴지를 못 만들 것이다 -> 휴지가 동날 테니 미리 사놔라~ 라고 알고 있어요.

    일본에서 시작된 헛소문이라고 하네요.
  • 곰돌군 2020/03/24 09:35 # 답글

    중국제라도 일단 쓰시는게 좋습니다. 한국에서 어느정도 진정세로 돌아선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요소를 사람들이 어느정도 따라 준 것도 있긴 합니다만. 단 이틀 사이에 마스크 재고량이 바닥날 정도로
    전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다닌것이 매우 큰 부분을 차지 한다고 봐요. 들어오는 거든 나가는 거든 마스크
    가 1차적인 보호 역할을 하는것이 사실입니다. 가볍든 아니든 실외 나갔다 들어오면 꼬박 꼬박 손 씻는
    것도 그렇고요.
  • pimms 2020/03/25 01:11 #

    말씀 감사해요, 그런데 중국산이고 뭐고 마스크가 보이질 않아요 ㅠ

    마스크 자체를 수급하기도 어렵고, 저 개인적으로는 마스크 효능도 '기왕이면 쓰는 게 좋겠지' 정도로 생각하는데다가,사실 마스크 대세가 아닌 곳에서 마스크를 썼다가 아시아인으로서 괜한 봉변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살짝 있어요 :(

    아랫분이 이제 해외배송 가능하다고 해서 알아보니, 진짜 부모/조부모는 마스크 보낼 수가 있는데,한국-스위스 EMS 가 안 되네요 ㅠㅠ 항공편이 많이 줄어서 EMS 접수를 아예 안 받고, 일본이나 미국처럼 평소 항공편이 많은 곳만 접수되는 것 같아요. EMS 프리미엄 되는지 내일 확인해 봐야겠어요.
  • 깜찍한 동장군 2020/03/24 21:37 # 답글

    스위스에서 어떤일하세요??
  • Anne 2020/03/24 21:43 # 답글

    전세계가 다 뒤숭숭 하다.. 건강 잘 챙겨.. 난 원래 집순이라 괜찮을줄 알았는데 그것도 자발적일때 괜찮은거였네..
  • pimms 2020/03/25 01:05 #

    그러게나... 나는 아직 이래저래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스톱! 해버렸는데, 이게 언제 풀릴지 기약이 없으니, 갑갑하네.
    한편으로는 역사의 한 순간을 생생하게 사는 것 같아서 흥미(?)롭다. 국가별로, 사람들별로 이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도 다 다르고.
  • 엄마사자 2020/03/24 22:21 # 답글

    애기 마스크 좀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ㅠㅠ 유럽의 가족(배우자나 직계 존비속 한정) 월에 8개까지 부칠수 있다고 오늘 기사에서 봤어요~ 한번 알아보세요..
  • pimms 2020/03/25 01:10 #

    저 위의 중국산 마스크에 좀 미적거리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들 것은 구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외출했는데, 애는 맨얼굴이고 엄마만 마스크 쓰고 있기도 좀 그렇잖아요 ㅠ

    덧글 보고 검색해보니, 진짜 부모/조부모는 마스크 보낼 수가 있는데,한국-스위스 EMS 가 안 되네요 ㅠㅠ 항공편이 많이 줄어서 EMS 접수를 아예 안 받고, 일본이나 미국처럼 평소 항공편이 많은 곳만 접수되는 것 같아요. EMS 프리미엄 되는지 내일 확인해 봐야겠어요.
  • John_Doe 2020/03/25 14:04 # 답글

    외환위기때쯤 영국에서 고생했다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네. 건강조심하시고, 어찌되었든 잘 버티시길...
  • pimms 2020/03/26 00:50 #

    ?뭔 소리여 내가 고생 영국이 고생?
    여튼 말이라도 고맙수다~
  • 점장님 2020/04/01 02:34 # 답글

    이글루스 앱 오류로 몇번째 쓰는 댓글인지 모릅니다 ㅎㅎ
    저는 휴직으로 올해부터 집콕 중인데.. 이런 상황이 될 줄은..
    이 시국에 해외에 계신 분들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겠다 싶어요..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할게요.
    또 소식 전해주세요^^
    애독자 올림.
  • pimms 2020/04/01 06:23 #

    도토리가 벌써 학교에 갈 나이군요!! (하긴 별이도 다섯 살이니...헉)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휴직하신 건 물론 아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직장 다니면서 기관 안 가는 애 둘을 건사한다고 생각하면...
    어휴, 정말 신의 한 수였네요!

    블로그에 아마도 풀어놓지 못할, 여러 가지 방향의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말씀 정말 감사해요, 점장님 댁도 건강하시길,
    그리고 빨리 상황이 종식되기를 진심으로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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