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 맛집 - 진한 멸치국물의 진국수 먹거리


선릉역 5번 출구 뒤의 밥집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자그마한 국숫집이 있다. 4인석 식탁 5개있는 20석짜리 작은 가게이다. 그런데 말이 4인용이지, 식탁이 작아서 4인 식탁에 4인이 앉으면 아주 갑갑한 그런 곳이다.  정말 대충한 인테리어에 연습장 종이 찢어서 계절 메뉴 적어둔 작은 국수집.  하지만 티브이에 나오는 좁고 더러운 시장통 맛난 국숫집 같은 곳은 아니다. 작고 단순하지만, 정갈한 공간이다. 

아침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반드시 진국수 쪽으로 지나왔다. 멸치 육수 끓이는 냄새가 맡고 싶어서 ㅋㅋㅋ  진국수를 처음 갔을 때 이 육수가 참 인상적이었다. 다량의 멸치를 오래오래 푹 끓여서, 진하다 못해서 떪은 맛까지 도는 맛이었다. 

fishy하다고 멸치 육수 베이스의 음식을 꺼려하는 단열 씨도 진국수의 육수만큼은 훌륭하다면서 잘 먹었다. 다른 외국인 1인과도 함께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분도 very fishy하지만 맛있다며 육수를 다 마셨다. 정말이지 요즘 국숫집에서 이런 육수 없지라~~ 너무 진해서 호불호가 있을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호! 

그랬던 진국수의 육수였는데... 최근 국물을 바꾼 듯. 여전히 여타 국수집보다는 진한 육수이지만, 떫기까지 했던 진한 맛은 사라지고 간장 맛이 많이 돈다. 

사실 육수 외에도 2년 동안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 평범하다 싶었던 중면에서 약간 찰기가 도는 반투명한 면으로 바뀌었고, 고명에서 부추가 빠졌다. 2년 동안 가격은 안 올랐으니, 이해는 가지만 아쉽기는 하다. 

2년 전 진국수 vs 현재 진국수.jpg

수줍은 듯 시크하신 사장님, 인터넷 모니터링 같은 건 안 하실 것 같지만, 혹시라도 보신다면, 육수 돌려주세요. 훌륭한 국숫집에서 괜찮은 국숫집이 되셨습니다. 

추천 맛집이라고 해놓고, 실상은 디스만 하는 것 같은데....  코춧가루 베이스의 매콤한 비빔국수도 훌륭하다. 대개는 김치쪼가리 몇 개 들어가는게 고작이고, 오이채라도 몇 가닥 넣어주면 감사할 지경인 여타 국슷집의 비빔국수와는 달리, 진국수의 비빔국수는 채소 고명이 꽤 푸짐하다. 달걀 반 개도 올려준다! 물론 국수치고는 비싸다고도 할 수 있는 6,000원지만, 싼 국수보다는 맛있는 국수가 더 좋으니까. 

이렇게 진국수, 비빔국수를 기본으로 계절에 따라 샐러드국수, 냉국수, 두루치기국수, 홍합국수, 크림국수, 카레국수 등등 메뉴가 조금씩 바뀐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늘 진국수!로 먹는데, 단열 씨가 주문한 걸 한 젓가락씩 먹어보면 다 맛있었다! 일요일은 휴무이고, 평일/토요일도 8시가 지나면 슬슬 마감한다. 곱배기 및 포장도 가능하다. 
 
지난 2년 간의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거렸지만, 아직은 남에게 추천해줘도 욕먹을 집은 아닌 것 같다. 선릉 인근에 계신 분들 중 국수 좋아하시는 분은 한 번쯤 찾아가 보시길 권한다. 

진국수를 권하는 포스팅을 쓰면서 달랑 기본 메뉴만 올려놓으면 안 될 것 같아서 
2016년 6~7월에 먹어보고 추가하는 변종 메뉴 두 개


샐러드 국수 7,000원 

짭조름한 간장 육수에 채소, 달걀 지단, 햄, 맛살, 치즈 등등이 
푸짐하게 들어간 차가운 국수 
진국수의 모든 국수가 그렇듯, 맛이 없지는 않다. 

다만 고명이 워낙 푸짐하긴한데 국수양 자체는 좀 적은 듯... 
난 두 시간 후, 집에 가서 점심 한 번 더 먹음....음.... 


 차가운 진국수 곱배기 6,000원? 7,000원?

멸치 육수 기본의 따뜻한 국수가 기본 진국수라면 
이건 차가운 멸치 국수이다. 
메뉴에 냉국수가 따로 있는데,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다.

멸치 육수는 따뜻하게 먹어야 맛있다는 
교훈을 알려준 국수... 

보통 가장자리가 푸르딩딩한 냉면집 달걀을 보다가 
타이머 맞춰서 삶은듯한 달걀을 만난 건 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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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진국수 단골 2016/04/27 21:10 # 삭제 답글

    안녕하세여 진국수 단골입니다.
    면발에잇어서는 제가 면발바꼇을때 사장님한테 물어봣습니다
    여름이랑 겨울이랑 면발을 일부러 다른걸 쓰신가고 하셨어요 ㅋㅋㅋ
    겨울은 따뜻한 국물때메 안퍼지는면 여름은 비빔국수때메 쫄깃한 중면으로 사용하신다네요 ㅋㅋㅋㅋ
    이상 진국수 마니아...
    저도 겨울에도 중면이 좋아여 ...ㅋㅋㅋ
  • pimms 2016/04/30 18:31 #

    진국수 단골이시라니 반갑습니다 ^^;;

    작년 여름에 좀 쫄깃한 면으로 바뀐 후, 이번 겨울은 계속 그 면 아닌가요???
    그 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여름철에 두어번 더 갈 일이 있으니, 자세히 봐야겠네요!
  • 진국수 단골 2016/05/02 00:38 # 삭제 답글

    네 맞아요 ㅠㅠ 저도 전에있단 면빨이 좋은데... 여름가서 계속같은 면발이면 한번 물러보려구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사장님이 워낙 조용하셔서...ㅋㅋㅋ 말걸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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