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국영을 그리며 (風再起時) 자투리


본관 3층어느 강의실에 앉아 다음 수업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내가 흥얼거린 노래는 '風再起時'(바람이 다시 불 때)였다. 물론광동어로 된 가사는 못 따라 하고 멜로디만…. 그런데 옆에 있던 H가그 멜로디를 같이 따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네가 이 노래를 어떻게!!!!


이 노래는 장국영의 대표곡이라고 볼 수는없고 한국에서 인기 있었던 곡도 아니었기에, 팬이었던 사람만 알 수 있는 노래였다. 그리고 나는 대학 시절 줄곧 같이 다녔던 H가 장국영의 팬이었다는것을 그제서야 알았다.

 


내 기억 속의 장국영은 영웅본색의 공중전화, 투유 광고, 고별콘서트, 그리고종횡사해로 복귀, 패왕별희 & 아비정전의 성공, 그 사이 어딘가에 총애 등으로 이어진다. 내게는 가수 장국영은 작아졌고배우 장국영으로 기억되고 있었다그런데 장국영 사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사실 장국영이 가수로 꽤 꾸준하게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국에 앨범 홍보를 하러 왔고, 인터뷰도 여러 차례 했었더라그때의 나는 이미 대학생이었기 때문에굳이 원한다면 장국영을 보러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나는 그의 방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내 기억 속의 장국영은 90년대 초반의 장국영으로 굳어졌었고, 나는 장국영을 추억의 스타 정도로기억하고 있었던 것을. 여하튼, '풍재기시'는 장국영의수많은 노래 중에서 내가 가장 자주 흥얼거리는 노래이다. 금요일에는 H한테연락 한번 넣어봐야겠다.

 



스위스 장바구니 물가 & 한인마트 물가 자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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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양대 슈퍼마켓인 코업에서 구입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유럽 물가사진은 보통 저렴이 마트가 많아서 하는 소리이다.)

Bio는 유기농이란 뜻, 내가 일부러 유기농을 찾는 건 아닌데 유기농이 전면에 나와 있고, 비유기농(?) 음식은 따로 잘 찾아봐야 한다.

오늘 환율은 1프랑 = 1217. 02원으로 계산





한국 음식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신라면 두어 개씩 사가지고 올 때가 많다. 하지만 사실 나는 신라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이미 집에 서너 개가 있어서 한 개만 샀다. 보통 코업의 한국 라면으로는 신라면, 김치라면, 순라면이 있다. 다른 마트인 미그로스는 너구리, 안성탕면도 있는 듯.

고기나 생선은 프랑스 마트에서 사고, 급할 때만 스위스 마트에서 저렴한 부위로 산다. 이 날이 바로 그 날이네. 간 소고기를 사서 라자냐를 만들어 먹었다.

수선화가 보이기 시작해서 작은 수선화 화분을 들여왔다. 꽃이 핀 것은 3프랑이 넘고, 안 핀 것은 1프랑이라서 안 핀 것으로 가져왔다. 실내에 두니 바로 다음 날 꽃을 피우기는 했는데, 마찬가지로 실내에 두니 꽃이 웃자라고 바로 시들더라.





바젤에도 한인마트 생겼다!!

다른 유럽의 한인마트에 비하면 가격이 꽤 비싸지만, 스위스 물가를 생각 안 할 수 없고 게다가 시내 한복판에 있는 상점이라..... 이해는 한다, 크흑.





한국어 수업 근황 날적이

첫 번째 한국어 수업



1. 여러 가지 여건이 좋지 않아 한글 자모까지만 하지 않을까 싶었던 F는 아직도 같이 수업을 하고 있다. 다만, 이것저것 과외를 많이 하는 학생이 취미로 배우는 것이라 격주로 여유 있는 수업 진행을 원했었다. 그리하여 첫 수업 이후 8개월 정도 지난 것 같은데 딱 15회 했다능…

한국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도 엄청 많다. 한국에는 정말 이단 교인들이 길거리에서 말 거냐, 한국인들은 왜 소파에 기대어 앉아서 밥 먹냐, 인사로 hug 하는 거는 진짜 안 하냐, 나 떡볶이 만들었다, 나 김말이도 만들었다(깜짝 놀라서 사옹원 김말이 판매하는 한국쇼핑몰 안내해 줌ㅋ), 인스타 팔로우 했는데 이거는 뭐냐 저거는 뭐냐 (도대체 육군 홍보 모집단, 단백질 용품 등은 어디서 보고 팔로우를 하는지 ㅋㅋㅋ) 이것저것 물어보느라 수업이 너무 늘어진다. 귀엽기도 한데, 그래도 한 회차에 문형 하나 정도는 나가야 하니, 설명을 하다 보면 시간도 훌쩍 초과하고…….


2. 엑소 팬이라는 M은 취리히대 박사생. 바쁘지만 그래도 시간 내서 취미 하나쯤은 하고 싶다고, 그래서 학위를 딸 때쯤이면 한국어에도 능숙한,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한다.

겁나 날카로워서 내가 이야기하기도 전에 포인트를 딱 잡아서 정리하고, 이해력과 암기력이 좋아서 진도도 팍팍 나가다 보니 수업 시간이 늘 여유 있는 편이다. 오프라인 그룹수업은 시간이 남아도 이래저래 때울(…) 수가 있는데, 온라인 개인 수업은 그게 어렵더라. 그렇다고 한 시간 동안 문형 두 개를 하고 싶지는 않아서, 다음번 결제할 때는 45분으로 하라고 권유했다.

아직 초급이라서 조용히 따라오지 중급만 되어도 폭풍질문을 쏟아낼 것 같은데, 대답 못할까 봐 은근 걱정이 된다. 한편으로는 나는 늘 특수반이나 중고급반을 맡아서, 이렇게 자모부터 시작해서 계속 나가는 학생을 만난 적이 없는데, 뭐랄까, 나만의 온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같아서 기대가 되기도 한다.


3. 그룹 수업도 해보고 싶다. 동남아 쪽에서는 한국어 학습자가 많기 때문에 그룹 과외를 구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 기회가 있었지만 시차와 교재가 애매해서 포기한 적이 있다. 하고 싶다면서 정작 기회가 오니, 어쩌니저쩌니…. 그래도 마음이 동해야 하는 거니까, 안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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